판례 칼럼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에 관한 대법원 판례 30건을 쉬운 말로 풀었습니다. 각 글은 결론을 먼저 적고, 어떤 사건이었는지, 법원이 어떻게 봤는지, 지금 무엇을 하면 되는지 순서로 설명합니다.
3개월 기한은 언제부터
빚 상속을 막는 신고는 기한이 있습니다. 그 기한이 언제 시작하는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3개월은 돌아가신 날부터일까요, 안 날부터일까요?3개월은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돌아가신 사실과 그 때문에 내가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셉니다. 보통은 돌아가신 걸 안 날이 곧 그날이지만, 앞 순위 가족이 포기해서 차례가 넘어온 경우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 형제가 돌아가셨는데 조카들이 다 포기했다면, 내 3개월은 언제부터인가요?앞 순위 가족이 모두 포기해 형제자매에게 차례가 넘어온 경우, 3개월은 내가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제로 안 날부터 셉니다. 채권자 내용증명을 가게 직원이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그날 알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9367 판결
- 자녀들이 포기했더니 손주에게 빚 독촉이 왔습니다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손주가 다음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주(미성년이면 부모)가 그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따로 따져야 하고, 지급명령을 받고서야 알았다면 그때부터 3개월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3. 6. 14. 선고 2013다15869 판결
누가 상속인이 되나
앞 순위 가족이 포기하면 빚이 누구에게 넘어가는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이제는 배우자 혼자 상속인입니다고인의 배우자와 자녀 가운데 자녀가 전부 상속을 포기하면, 손주가 있더라도 배우자 혼자 상속인이 됩니다. 대법원이 2023년 전원합의체로 예전 판례(손주도 함께 상속인)를 바꿨습니다.대법원 2023. 3. 23. 선고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 아버지 상속을 포기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 빚이 다시 왔습니다아버지 상속을 포기했어도, 그 뒤 할아버지(또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손주로서 새로 상속인이 됩니다(대습상속). 예전 포기는 이 새 상속에 미치지 않으므로, 다시 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야 합니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9824 판결
빚을 늦게 알았을 때
3개월이 지난 뒤 빚을 알게 된 경우(특별한정승인)에 관한 판례입니다.
- 1·2심에서 이긴 소송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면, 그때 한정승인할 수 있나요?1·2심이 "채권자의 돈 받을 권리는 시효로 사라졌다"고 했다가 대법원에서 뒤집힌 경우, 상속인이 그 전에 빚이 남았다는 걸 몰랐던 데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늦게 안 빚(특별한정승인)이 인정될 수 있는 사례입니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7904 판결
- 빚이 있는 걸 알던 가족과, 떨어져 살던 가족은 다르게 봅니다고인의 빚을 오래 독촉받아 알고 있던 배우자·자녀는 3개월이 지난 뒤 한 한정승인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반면 오래 떨어져 살아 사정을 몰랐던 자녀들의 한정승인은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병원이 준 위로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봤습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64331 판결
- 미성년 때 물려받은 빚, 기한은 부모 기준으로 셉니다상속인이 미성년자면 빚을 언제 알았는지는 부모(법정대리인)를 기준으로 봅니다. 부모 기준 기한이 지났다면, 자녀가 성인이 된 뒤 자기 기준으로 다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2022년 민법이 바뀌어 지금은 성년이 된 뒤의 길이 따로 생겼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 법원이 한정승인을 받아줬는데, 소송에서 다시 따진다고요?가정법원이 한정승인 신고를 받아들인 것은 "요건을 일단 갖췄다"는 뜻일 뿐 효력을 최종 확정한 것이 아닙니다. 채권자가 소송을 내면 그 법원이 특별한정승인 요건을 갖췄는지 다시 판단합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89651 판결
신고 전후로 조심할 일
고인 재산을 건드리면 신고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괜찮은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고인이 받을 돈을 대신 받아 왔다면, 포기가 무효가 됩니다고인이 다른 사람에게 받을 돈(손해배상금 등)을 상속인이 받아 오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이어서 단순승인으로 봅니다. 그 뒤에 한 상속포기는 효력이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84936 판결
- 포기 신고는 했지만 결정이 나기 전에 재산을 팔았다면상속포기는 신고한 날이 아니라 법원의 수리 결정을 받아 본 날 효력이 생깁니다. 그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본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
- 포기하기로 하고 "집은 어머니 앞으로" 나눴다면 처분일까요?상속인 일부가 포기하기로 하고, 그 뜻대로 집을 다른 상속인 한 명에게 몰아주는 분할 협의와 등기를 했다면, 그것만으로 포기가 무효가 되는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포기 의사였는지는 경위를 따져 봐야 합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다269399 판결
- 고인 집의 전세 계약을 같은 조건으로 연장해 줬다면상속재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행동은 단순승인이 되는 "처분"이 아닙니다. 상속인들이 세입자 요청으로 기존 임대차를 같은 조건에 기간만 연장해 준 것은 관리행위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20329 판결
- 상속포기 뒤 고인 농지를 팔아 담보 빚을 갚았다면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긴 뒤의 처분은, 상속재산을 정당한 이유 없이 써서 없앤 "부정소비"일 때만 단순승인으로 봅니다. 판 돈 전부가 먼저 받을 권리가 있는 담보 채권자에게 갔다면 부정소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63586 판결
- 담보가 꽉 찬 땅을 한정승인 뒤 가족 한 명 앞으로 등기했다면근저당이 많이 잡혀 일반 채권자에게 돌아갈 몫이 전혀 없거나, 하천·제방이라 강제집행해도 실익이 없는 부동산이라면, 한정승인 뒤 상속인 한 명 앞으로 협의분할 등기를 했어도 부정소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다52095 판결
- 재산목록에 빠뜨린 게 있으면 한정승인이 무효가 되나요?알면서 재산목록에 안 적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산을 숨겨 채권자를 해치려는 뜻(그 재산이 있는 걸 쉽게 알 수 없게 하려는 뜻)이 있어야 단순승인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그 뜻은 단순승인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9853 판결
상속재산이 아닌 돈
보험금·장례비처럼 받아도 되는 돈인지 헷갈리는 경우에 관한 판례입니다.
- 상속인 앞으로 된 사망보험금은 받아도 될까요?고인이 본인을 피보험자로 하고, 사망하면 "상속인"이 보험금을 받도록 정해 둔 생명보험의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 자신의 재산입니다. 보험료를 한꺼번에 낸 즉시연금보험이어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9다300934 판결
- 장례비는 상속재산에서 써도 되나요? 한정승인했는데 판결엔 왜 빚 전액이?합리적인 범위의 장례비는 상속에 드는 비용이어서 상속재산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봅니다. 또 한정승인을 해도 빚 자체가 줄지는 않으므로 판결은 빚 전액으로 나오되, "상속재산 한도에서만 집행할 수 있다"는 문구가 붙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한정승인 뒤 정리
한정승인을 받은 뒤 고인 재산으로 빚을 어떻게 나눠 갚는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한정승인하면 내 월급·내 집은 정말 안전한가요?한정승인을 하면 고인의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의 원래 재산에 강제집행할 수 없고, 상속재산에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속인 본인의 채권자도, 고인 채권자가 다 받기 전에는 상속재산에 집행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5다250574 판결
- 한정승인 뒤 상속 집을 내 빚 담보로 잡혔다면, 누가 먼저 받나요?한정승인했다고 상속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한정승인자에게서 상속 부동산에 근저당 등 담보를 받은 사람과 고인의 채권자 사이의 순서는 일반 원칙에 따릅니다. 고인 채권자가 한정승인만으로 앞선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전원합의체 판결
- 한정승인 뒤 늦게 나타난 채권자에게도 나눠 줘야 하나요?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인지는 채권 신고를 안내할 때가 아니라 실제로 나눠 갚는 때를 기준으로 봅니다. 신고 안내 뒤라도 갚기 전에 알게 된 채권자에게는 비율대로 나눠 줘야 합니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다75308 판결
- 한정승인 뒤 가등기권자에게 등기를 넘겨준 것은 잘못일까요?상속 부동산에 가등기를 해 둔 사람에게 본등기를 해 준 것은, 다른 채권자에게 비율대로 나눠 주지 않았더라도 법을 어긴 부당변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가등기권자는 원래 언제든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지위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다267355 판결
- 한정승인자가 상속 집을 경매에 부치면 채권자는 어떻게 받나요?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을 정리하려고 신청한 경매(형식적 경매)에서는 일반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할 수 없고, 민법이 정한 한정승인 변제 절차에 따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근저당권자가 신청한 담보 경매라면 신고한 상속채권자도 판결 등을 받아 배당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다33709 판결
채권자가 찾아왔을 때
포기했는데 압류·소송 서류가 온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포기 결정 전에 채권자가 상속 집에 가압류를 걸었다면상속을 포기하거나 승인하기 전이라도 채권자는 상속재산에 가압류를 할 수 있고, 그 뒤 상속인이 포기해도 이미 생긴 가압류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채권자는 나중에 최종 상속인이나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한 경매에서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1. 9. 15. 선고 2021다224446 판결
- 포기했는데 고인 판결로 내 재산에 집행하겠다는 서류가 왔다면채권자가 고인을 상대로 받은 판결에 승계집행문을 붙여 상속인에게 집행하려 할 때, 상속인이 기한 안에 포기했다면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로 다퉈야 합니다. 판결 자체를 다투는 청구이의의 소로는 이 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8671 판결
- 포기한 사람의 보증금을 압류·전부명령했다면 효력이 있나요?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상대로 승계집행문을 받아 그 사람의 채권(전세보증금 등)에 압류·전부명령을 하고 그 명령이 확정됐더라도, 돈이 채권자에게 넘어가는 효력은 생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2. 11. 13. 선고 2002다41602 판결
- 채권자가 이미 돌아가신 분을 상대로 소송했다면이미 돌아가신 분을 피고로 한 소송은 부적법하고, 법원이 모르고 판결을 해도 그 판결은 무효라서 상속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그 소송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94312 판결
상속인 본인에게 빚이 있을 때
상속인 자신이 빚이 있을 때 포기와 재산 나누기가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판례입니다.
- 내가 빚이 있는데 상속을 포기하면, 내 채권자가 취소할 수 있나요?상속포기는 채권자가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상속인 본인이 빚이 많은 상태여도 포기는 사람으로서의 결단이어서 본인 채권자가 이를 취소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 빚 있는 자녀가 협의로 "내 몫은 엄마에게" 하면 문제가 되나요?이미 빚이 재산보다 많은 상속인이 상속재산 분할 협의로 자기 몫을 포기해 채권자가 받을 재산이 줄었다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어 채권자가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속 전에 생긴 빚의 채권자도 마찬가지입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3다2788 판결
상속재산파산
고인의 빚이 너무 많아 법원이 재산을 정리하는 절차에 관한 판례입니다.
내 경우에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가족 구성과 재산·빚 상황에 따라 맞는 절차가 달라집니다. 상황을 남겨 주시면 안내서로 답해 드립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와 결과가 다르므로 실제 진행은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